새우, 가재 기르다

일상 2007/04/01 18:38

어느날 문득, 한동안 너무 척박하게 산 듯 해서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.
그동안 너무 굶어서 그런걸까?
우선 내 방 안에도 나 아닌 다른 생명이 꼼지락 거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. 그래서 마침 동네 형아가 최근 시작했다는 그것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.

치가재,  새우 (CRS-Crystal Red Shrimp) 기르기!

사진 찍을때 나름 포즈 잡아주신 CRS. 막 데려온 이놈의 몸길이는 1.2cm 정도?

무작정, 치가재의 메카 청계상가를 가지 않고 서울대 근처 고깃집에 갔다.
동네 형아는 새우 한 마리에 2,000원에 샀다고 했는데 막상 가보니 한 마리 7,000원;;
알고보니 동네 형아가 산 건 못생긴 CS였다. ^^ (저~ 밑에 사진)

치가재는 3,500원, 수초는 2,000원씩, 수조/조명/에어펌프/여과기/흑사 등등해서 총 105,000원이였는데 얼마전부터 재미 들인 '깎기' 기술 들어가서 5,000원 깎고 온도계와 먹이 한 통(8,000원 상당) 까지 뺏다 시피 가져왔다.

우선 수조를 마련하고, CRS 2마리, CBS 2마리, 치가재 2마리, 수초 3개를 설치(?) 했다.

급조했으나 나름 꾸며본 어항. 에어펌프도 달아서 사는데는 지장 없다 했다.

자꾸 볼 수록 빨간 놈보다 이뻐보이는 CBS. 젤 큰놈을 '타이거깡'이라 불러준다.

내가 구박하고, 우리집 새우계에서 왕따 당하고 있는 CS. 싼 줄 알고 속았다며 장난으로 불평했두만 동네 형아가 자기 집에 있는 요녀석을 위로차 내게 준 거다. 실질적으로 몸집이 젤 큰 녀석이라 온통 먹이를 혼자 먹어 치우는 녀석. '뚱땡이깡'. 뭐 먹으려고 하면 내가 가위(눈에 띄는 긴 도구) 집어 넣어서 못먹게 한다.

'타이거깡'이 나와 눈이 마주치자 약간의 눈싸움 후 "슈슉" 도망간다. 우선, 서열상 내가 높다는 것은 놈에게 인식 시킨 셈이다.

실로 몇 시간만에 한자리에 모여주신 CRS님들. 웃긴게 자기들 몸 색깔을 아는지, 빨간놈들은 빨간놈끼리, 둘씩 끼리끼리 다닌다. '뚱땡이깡'은 여전히 왕따로, 어디 구석에 있는지 안보인다.

잘 안죽는다고는 하던데, 모처럼 삶에 활력을 불어 넣는데 타의로 인해 도우미로 나선 녀석들인 만큼 잘 살려봐야겠다. 그러나, 아직은 깊이 정이 안들어서 그런지 언제라도 죽을 태세가 보인다면 기름 달구고 빵가루 바를 용의가 있다.
그러니... 약한 모습 보이지 말그라 새우들.
아. 그리고 새우깡 사서 줘봐야겠다. 먹나 안먹나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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